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금리는 연 3.46~6.0%로 하단이 한국은행 기준금리(3.5%)보다 0.05%포인트 낮았다.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곳은 국민은행으로 고정금리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연 3.45~4.86%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작년 11월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하단이 연 5%대 후반까지 올라갔던 것을 감안하면 하단이 2%포인트 이상 낮아진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내림세다.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69~5.91%로 금리 하단이 기준금리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같은 날 연 4.18~6.22%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겼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금리 하락세는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든 결과다. 특히 전세대출금리 설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2년물(무보증?AAA) 지난해 11월 연 5.014~5.043%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6일 기준 연 3.627~3.64%수준으로 내려왔다.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고 요구불예금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9일 기준 5대 은행의 주요 예금상품 금리는 만기 1년 기준 연 3.40~3.50% 수준으로 나타나 금리 하단이 3%대 초반을 향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도 지난 2월 589조7247억원에서 지난달 말 기준 598조2682억원으로 8조5435억원 늘어났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은 조달 비용이 적게 드는 저원가성 예금이다. 금리 수준이 연 0.1~0.2%대로 낮아 정기예금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시중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금리를 내리는 대신 수익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대출 취급을 늘려 수익성을 방어하겠단 전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올해 2월까지 두 달간 0.38%포인트 하락했지만 기업대출 금리는 0.2%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대기업대출 잔액은 110조9667억원으로 작년 말(105조5174억원) 대비 5조449억원 증가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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