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명품 라인의 e커머스 쇼핑몰 입점은 세계 최초다. 샤넬은 그동안 화장품 등 뷰티 라인과 시계·주얼리·가방 등 명품 라인의 판매 전략을 구분해왔다. 상대적으로 중·저가로 분류되는 뷰티 제품들은 별도의 자사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고 적극적인 이커머스 전략을 펼쳐온 반면 명품 제품들은 철저하게 ‘오프라인 중심 전략’을 펼쳐왔다. 샤넬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제품 구매는 할 수 없었다. 제품 소개와 함께 관련 제품을 살 수 있는 매장(부티크)만을 소개했다.
그동안 샤넬이 명품 제품의 e커머스 입점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 것은 소비자들의 ‘구매 경험’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앞서 브루노 파블로브스키 샤넬 패션 부문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패션 전문지 ‘보그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커머스에선 몇 번의 클릭과 화면 속 평면으로 있는 제품만 있다”며 “우리가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경험의 레벨이 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커머스가 편리할진 몰라도 명품 브랜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접 착용해보는 경험은 해칠 수 있다는 취지다.
샤넬은 이번 SSG닷컴 입점을 통해 ‘절충 전략’을 택했다. 현재 SSG닷컴에서 샤넬 시계를 구매해도 물품 수령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만 할 수 있다. 이커머스 입점을 통한 온라인 결제의 편리함을 확대하되 오프라인 판매를 통해 강조해온 ‘고객 경험’은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3대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샤넬이 세계 최초로 입점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SSG닷컴을 선택한 것은 글로벌 명품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한국 명품 시장의 달라진 위상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소비액은 168억달러(약 22조1760억원)로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1인당 지출액으로 환산하면 325달러(약 43만원)로 미국(280달러)이나 중국(45달러)에 비해 훨씬 높았다.
SSG닷컴은 샤넬 워치 입점을 계기로 브랜드 확장에도 나설 전망이다. SSG닷컴은 오는 30일 ‘샤넬 인터스텔라 캡슐 기획전’이 끝나면 샤넬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을 시계에서 주얼리 등으로 확장하는 걸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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