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띄운 '국회의원 정수 30명 감축'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왜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6일 자신이 제안한 의원 정수 30명 감축을 거론하면서 "300명인 국회의원 정수를 10% 감축하는 것이 왜 안 된다는 것인지, 민주당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인기 영합주의', '국면 전환용', '정략적 꼼수' 등의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선 "절대다수 국민이 바라는 의원 정수 감축이라는 개혁 과제를 뻔뻔하게 비난하는 민주당의 반(反)개혁적 당당함이 놀라울 정도"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회의원 특권을 십분 활용해서 범죄혐의자를 보호하기에 급급했던 터라, 혹시 특권의 보호 아래 둬야 할 범죄혐의자가 많아 의원 정수 감축을 반대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의원 정수 감축은 민주당 주장과는 정반대로 '약방의 감초'가 아니라 '약방의 산삼'"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회는 16대 총선을 앞두고 (의원 정수) 26석을 줄인 바 있다. 외환위기 여파로 국민들의 고통이 컸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의 경제 여건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은 김 대표의 이런 제안이 '인기 영합주의적' 발언이라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바닥난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정략적 꼼수"라며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시작도 전에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나, 당대표가 인기 영합주의적인 발언을 하지 않나, 한없이 무책임한 행태만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국민의 뜻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느닷없는 의원 정수 축소 같은 무책임하고 불순하기 그지없는 말을 거둬들이기를 바란다"며 "전원위는 진정성 있게 민심을 쫓아 토론·숙의하기 위한 장이지 얄팍하게 여론을 왜곡 편승해 자신과 당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전략·정략적 꼼수의 장이 결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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