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중견 건설사로 설립 70년을 맞은 대창기업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경기 하락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경색으로 인한 자금난으로 건설 업계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100위권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건설업계의 중소건설사 줄도산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창기업은 지난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통상 법원은 회사가 제출한 보전처분 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 등을 검토한 뒤 이를 받아들일 지를 결정한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회생절차 전까지 채권은 동결되고, 기존 채무 상환 의무가 없어진다. 대창기업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대창기업은 1953년 설립돼 70년을 넘긴 중견 종합건설사다. 자체 공동주택 브랜드로 ‘줌(ZOOM)’을 보유했는데, 지난해 도급순위에서 109위를 기록했다. 그간 부동산신탁사의 사업을 주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공사미수금과 유동부채가 크게 늘면서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
주요 사업장마다 지난해부터 미청구 공사금액이 많이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는 대창기업의 부실화 우려가 컸다. 미청구 공사는 건설사가 돈을 들여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것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기업의 공사미수금 대손충당금은 2019년 18억원에서 지난해 93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고, 미청구 공사 미수금은 506억원에 달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기 악화와 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위기는 다른 중소 건설사도 마찬가지”라며 “지난해부터 곪았던 문제가 현실화하는 것으로, 다른 업체까지 악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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