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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부터 시장을 잠식했던 경기 침체 우려가 모처럼 걷히는 모양새다. 세계은행이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앞서 브루킹스연구소와 파이낸셜타임스(FT)의 세계경제추적지수(TIGER·타이지수)도 세계 경제가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데이비스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10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2.0%로 높였다. 지난 1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1.7%로 내다봤던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수정한 것이다.
이날 맬패스 총재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을 상향하는 이유로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했고, 선진국 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은행 부문의 스트레스와 유가 상승 등 최근 전개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글로벌 경제 경착륙, 경기 침체 등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속도로 퍼졌다. 고공행진하는 글로벌 물가상승세와 이를 잡기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고강도 긴축(금리 인상)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인한 미 금융위기 재발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더욱 키웠다.
하지만 이달 들어 기류가 바뀌고 있다. 전날 FT는 타이거지수를 인용해 "주요 경제국들이 지난해말에 전망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놀라울 정도로 전망이 급격히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타이거지수는 주요20개국(G20)의 국내총생산(GDP)과 수출입 증가율, 주가지수 등을 반영해 경기회복세를 가늠하는 지표다.
분석 결과 미국과 유럽, 중국, 인도, 영국 등은 모두 지난해 말 전망과 달리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자와 기업 신뢰지수도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FT는 "이는 최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사무총장이 '중기적 세계 경제 전망이 1990년 이후 가장 어둡다'고 경고하는 등 일각의 여전한 우려와는 다르다"면서도 "다만 이번 브루킹스 보고서기 오는 10일 개막하는 IMF·WB 춘계 총회를 앞두고 공개됐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작년 10월 회의 당시 나온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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