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인 김 시인은 1963년 필명 ‘남궁해’로 <자유문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그해 말 <자유문학>이 폐간되자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도전해 ‘내란(內亂)’으로 다시 등단했다. 당시 심사위원은 박목월 조지훈 시인이었다. 시집으로 <인간의 악기> <항해일지> 등이 있다. 청년기에 냉철한 현실 인식을 담았던 그의 시는 점차 따뜻한 희망과 위안, 사랑과 안식의 메시지가 돋보이는 방향으로 변했다.
1979년 그가 설립한 출판사 문학세계사는 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정한모 김종삼 이건청 오세영 등의 시인들과 활발하게 교류했다. ‘형제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동생 김종철 시인은 오랫동안 못을 주제로 시를 발표해 ‘못의 시인’으로 불렸는데, 2014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김 시인은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발기위원, 한국시인협회장 등을 역임한 문단의 원로다. 1983년 현대문학상, 1985년 한국문학작가상, 1995년 한국시협상, 2002년 공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9년엔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