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 LF가 버추얼(가상) 패션 모델 ‘나온’을 개발해 공개했다. 국내 패션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첫 여성 가상인간으로, 패션 모델 산업에 변화가 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F는 패션 콘텐츠 특화 모델로 기획된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 나온이 활동을 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나온은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실제 독립된 인격체와 같은 사실적인 모습을 구현했다"는 게 LF의 설명이다.
패션기업이 직접 가상 인간을 개발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지난해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당시 모델이었던 유아인을 본 뜬 가상인간 ‘무아인’을 만든 적이 있지만, LF의 경우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LF의 콘텐츠본부 내 콘텐츠기획팀은 지난해 1분기부터 버추얼 모델 기획에 착수했다. 콘텐츠본부장, 기획팀장, 기획자 2명으로 등 4명의 인원이 주도해 전문 개발사와의 협력으로 약 1년여 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LF 관계자는 "기존 가상 인간 모델과의 이미지를 차별화하는 점이 가장 어려운 작업이었다"며 "기억에 남는 개성 있는 마스크와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는 이미지를 개발하기 위해 수 십번의 시행착오 및 개발 적합성 테스트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나온은 최근 패션 매거진 ‘더블유 코리아’와 첫 화보를 찍었다.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헤지스, 닥스, 리복, 이자벨마랑 등 LF의 브랜드 뿐 아니라 자사몰에 입점된 8000여개 패션·뷰티 브랜드의 모델로 활용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지호신 LF 컨텐츠본부 본부장은 “국내 패션 기업 중 자체적으로 여성 버추얼 모델을 선보인 최초의 사례"라며 "오랜 기간 축적된 LF만의 패션 DNA와 노하우를 나온에 담아내 가상 패션 모델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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