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공공택지 낙찰을 위해 위장 계열사를 동원하는 이른바 ‘벌떼입찰’ 가담 업체에 대해 추가 수사의뢰를 하고 택지 환수에 나섰다. 지난해 81개사 111개 필지에서 벌떼입찰 의심 정황을 확인한 국토부는 추가 수사 의뢰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도 검토키로 했다.
국토부는 11일 “벌떼입찰이 의심되는 13개 업체를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1차 현장점검에서 10개 업체를 수사 의뢰한 데 이어 추가 현장점검을 통해 의심 정황을 추가 확인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국토부는 최근 3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공공택지를 추첨받은 101개사 133개 필지를 조사한 결과 81개사 111개 필지에서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 의심 정황을 확인했다. 앞서 이뤄진 수사 의뢰에서는 3개 회사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1개사는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국토부는 “2차 현장점검 결과 지자체 행정처분과 함께 위반사항이 큰 13개 업체에 대해서는 경찰에 추가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적발된 13개 업체의 관련 모기업은 모두 6곳으로, 이들이 낙찰받은 공공택지는 17개 필지에 달한다.
국토부는 경찰 수사에서 위반 사항이 확인돼 검찰이 기소를 진행할 경우, 해당 필지에 대한 계약을 해지하고 환수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H의 토지매매계약에는 담합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택지를 매수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행정처분이 이뤄진 경우에는 3년간 1순위 청약 참여가 제한돼 이들 업체는 공공택지 청약 참여가 제한될 전망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위반 의심 업체에 대해서는 땅끝까지 쫓아가 공공택지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세우겠다”며 “향후 공급되는 공공택지에 대해서는 계약 전에 지자체가 당첨업체의 페이퍼컴퍼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하고 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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