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5억은 비쌌나…청담동 빌딩 1250억원에 새 주인

입력 2023-04-12 17:35   수정 2023-04-13 00:36

올해 초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155.4%(1517억원)에 팔려 경매시장에서 주목받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빌딩(사진)이 다소 낮아진 가격에 재매각됐다. 당초 3.3㎡당 5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려 ‘고가 낙찰 논란’이 있었던 물건이다. 낙찰자가 입찰보증금 97억원을 포기해 다시 경매 시장에 나왔다.

12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청담동 A빌딩(대지면적 935㎡)은 지난 11일 감정가(976억원)의 128%인 1250억원(3.3㎡당 4억4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응찰자는 4명이 몰렸다.

이 빌딩은 강남 도산대로에 있는 15층짜리 건물로, 경매 시장에서 희소성이 높은 강남 빌딩이라 큰 관심이 쏠렸다. 채권 관계에 의한 경매가 아니라 공유물 분할로 인해 나온 물건이었다. 건물을 증여받은 가족 중 한 명이 지분을 정리하기 위해 경매를 신청했다.

이 빌딩은 지난 1월 31일 1차 매각일에 3.3㎡당 5억3000만원(대지면적 기준)에 이르는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작년 1월 팔린 청담동 프리마호텔(대지면적 4638㎡)은 3.3㎡당 2억9000만원 선이었고, 같은 해 12월 매각된 청담동 세신빌딩(대지면적 1029㎡)은 3.3㎡당 5억3000만원 선이었다. 이번에도 매매가가 3.3㎡당 5억원을 넘어서면서 ‘청담동 땅값 3.3㎡당 5억원 시대’라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낙찰인이 입찰보증금 97억원을 포기한 사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첫 낙찰가보다 낮은 가격에 재매각되면서 아무리 희소성이 높다고 해도 3.3㎡당 5억원대는 과한 가격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도산대로 빌딩이라도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때 대지면적 990㎡ 이하 빌딩치고는 비싼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낙찰가격의 적정성보다는 낙찰인의 자금 사정 때문에 재매각이 이뤄졌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낙찰자의 자금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불가피하게 재매각됐을 확률이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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