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수제맥주 상장사 제주맥주가 대한제분과 ‘곰표밀맥주’ 제조를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대한제분의 ‘곰표’ 브랜드를 맥주로 확장하는 데 큰 몫을 한 세븐브로이맥주는 대한제분과 3년 만에 결별하고 자체브랜드 ‘대표밀맥주’를 내놨다. 밀맥주 시장에서 제주맥주와 세븐브로이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12일 유통·주류업계에 따르면 대한제분은 곰표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제주맥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제주맥주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사를 선정하기 위해 후보를 고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맥주는 ‘크래프트 맥주의 대중화’를 내걸고 2015년 설립된 제주 기업이다. 2017년 선보인 ‘제주위트에일’을 시작으로 국내 수제 밀맥주 분야 강자로 자리 잡았다. 곰표밀맥주까지 품으면서 제주맥주는 명실상부한 국내 밀맥주 분야 1위 지위를 되찾을 전망이다.
곰표밀맥주는 대한제분, 세븐브로이, 편의점 CU의 공동 마케팅에 힘입어 2020년 5월 출시 후 5000만 캔 넘게 팔린 히트 상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밀맥주의 대표로 으레 곰표를 떠올릴 정도”라며 “제주맥주가 밀맥주에 관한 노하우가 풍부한 만큼 곰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제주맥주는 제품 출시 1년 만인 2018년 국내 수제맥주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후 2021년 5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작년까지 3년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한 데다 지난해 매출(239억원)도 전년 대비 16.9% 감소할 정도로 고전 중이다.
김 대표는 곰표밀맥주의 성공에 힘입어 2021년 전북 익산에 맥주 제조 브루어리를 신축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대한제분과의 계약이 3년 만에 종료될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세븐브로이는 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맥주 제조 일반면허를 취득한 수제맥주의 원조다. 라거 일색이던 시장에 IPA(인디안페일에일)를 도입해 대중화하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에 매출 402억원, 영업이익 118억원을 거두는 등 실적 면에선 제주맥주보다 낫다.
다만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시도했다가 공모시장 불황으로 상장엔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븐브로이가 자체브랜드 맥주를 내놓은 건 사실상 배수진을 친 것”이라며 “자신이 넓혀 놓은 밀맥주 시장에서 밀리면 실적 악화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한제분의 변신은 ‘브레인’으로 꼽히는 김남경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식재산권(IP) 활용 전략을 비롯해 김 부사장이 미래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곰표’ 잡은 제주맥주
12일 유통·주류업계에 따르면 대한제분은 곰표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제주맥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제주맥주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사를 선정하기 위해 후보를 고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맥주는 ‘크래프트 맥주의 대중화’를 내걸고 2015년 설립된 제주 기업이다. 2017년 선보인 ‘제주위트에일’을 시작으로 국내 수제 밀맥주 분야 강자로 자리 잡았다. 곰표밀맥주까지 품으면서 제주맥주는 명실상부한 국내 밀맥주 분야 1위 지위를 되찾을 전망이다.
곰표밀맥주는 대한제분, 세븐브로이, 편의점 CU의 공동 마케팅에 힘입어 2020년 5월 출시 후 5000만 캔 넘게 팔린 히트 상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밀맥주의 대표로 으레 곰표를 떠올릴 정도”라며 “제주맥주가 밀맥주에 관한 노하우가 풍부한 만큼 곰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제주맥주는 제품 출시 1년 만인 2018년 국내 수제맥주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후 2021년 5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작년까지 3년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한 데다 지난해 매출(239억원)도 전년 대비 16.9% 감소할 정도로 고전 중이다.
세븐브로이, 밀맥주 사수에 ‘사활’
김강삼 대표가 2011년 설립한 세븐브로이는 자체브랜드로 맞불을 놓는다. 호랑이를 캐릭터로 삼고, 이름을 ‘대표밀맥주’로 정하는 등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김 대표는 곰표밀맥주의 성공에 힘입어 2021년 전북 익산에 맥주 제조 브루어리를 신축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대한제분과의 계약이 3년 만에 종료될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세븐브로이는 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맥주 제조 일반면허를 취득한 수제맥주의 원조다. 라거 일색이던 시장에 IPA(인디안페일에일)를 도입해 대중화하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에 매출 402억원, 영업이익 118억원을 거두는 등 실적 면에선 제주맥주보다 낫다.
다만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시도했다가 공모시장 불황으로 상장엔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븐브로이가 자체브랜드 맥주를 내놓은 건 사실상 배수진을 친 것”이라며 “자신이 넓혀 놓은 밀맥주 시장에서 밀리면 실적 악화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B2C로 영역 넓히는 대한제분
대한제분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한제분이 곰표밀맥주 파트너를 바꾸기로 하면서 수제맥주 제조사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제주맥주와 협업하면서 조금 더 준비 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대한제분의 변신은 ‘브레인’으로 꼽히는 김남경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식재산권(IP) 활용 전략을 비롯해 김 부사장이 미래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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