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미국에 좀도둑이 기승을 부리면서 소매업체 손실이 막대한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인 홀푸드 매장도 문을 닫았다고 11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전했다.
이날 홀푸드 관계자는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샌프란시스코 미드마켓 지역 트리니티 플레이스에 위치한 약 6만5000평방피트 규모 매장 문을 당분간 닫는다고 밝혔다. 이곳에 근무하던 직원들은 인근 매장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이 매장은 12일부터 폐쇄됐고 웹사이트도 삭제됐다.
지난해 3월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처음 문을 연 해당 매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 중 하나였다. 3700개의 현지 제품을 판매했고 샌프란시스코의 고전적인 분위기를 살린 디자인으로 설계돼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개점한지 1년 만에 문을 닫게됐다. 홀푸드에 따르면 지난해 도난 사건으로 영업점 시간을 단축하고 직원들이 주사기와 파이프를 발견한 이후에는 화장실도 교체했다.
매트 도시 샌프란시스코 수퍼바이저 위원회 위원은 이번 폐쇄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했지만 “우리 동네는 이 슈퍼마켓을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마약과 관련된 소매 절도 등 안전 문제로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아왔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절도 범죄는 도둑들의 범행 장면이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대형 약국 체인 월그린스를 습격한 도둑이 경비원과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물건을 쓸어담고 현장을 유유히 떠났다. 훔친 물건들을 주로 온라인에서 거래되면서 팬데믹 때 절도 사건이 급격히 늘었다는 분석이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0~2022년에 재산 범죄가 23% 증가했고 특히 강도와 절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매업체들은 매장 절도 피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도난 피해는 소매업체들의 경영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하다. 매장들은 탈취제 치약과 같은 일상용품 진열대를 잠가놓거나 보안 요원을 추가 배치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뉴욕시는 지난달 좀도둑 대책으로 상점 입장시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토팍시(Cotopaxi)는 도난과 직원 안전을 이유로 지난해 10월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가 11월 중순에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 당시 데이비스 스미스 코토팍시 CEO는 링크드인 게시물에 “대규모 절도 및 습격으로 매장 직원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장 폐쇄가 샌프란시스코가 범죄에 대한 정치적 논쟁거리가 된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