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연예기획사 '쟈니스 사무소' 창립자인 쟈니 키타가와 전 사장에 대한 폭로가 또 나왔다.
1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쟈니스 출신 가우안 오카모토는 전날 도쿄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쟈니스에 소속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키타가와 전 사장으로부터 15회에서 20회가량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쟈니스는 일본 국민 그룹 SMAP을 비롯해 지금까지 가장 인기 있는 보이그룹을 내놓고 있는 남자 아이돌 전문 연예 기획사다. 쟈니는 2019년 87세 나이로 사망하기 전까지 쟈니스를 이끌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1위 가수 배출, 가장 많은 1위 싱글 곡을 프로듀싱,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콘서트 프로듀싱이라는 기록을 보유했다.
쟈니의 장례식에서는 당시 총리였던 아베 신조가 참석했고, 쟈니스 소속 연예인뿐 아니라 일본을 대표하는 유명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일본의 아이돌 왕국을 건설했다는 쟈니가 쟈니스를 운영하면서 10대 소년들을 성추행하는 것은 물론 잠자리를 강요하는 등 '성적 학대'를 이어왔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쟈니스는 '주니어'라고 불리는 연습생 제도를 거쳐 정식 데뷔할 수 있는데, 데뷔를 위해 쟈니의 성적 학대를 거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쟈니의 사후에도 성적 학대 피해를 봤다는 증언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에는 영국 국영방송 BBC에서 '포식자, J팝의 비밀 스캔들'이라는 제목으로 쟈니의 만행을 전했다.
가우안은 쟈니가 숙소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성추행하고, 엘리베이터 안처럼 아무도 보지 않은 곳에서 같은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제외하고도 피해자가 3명이 확실하게 더 있다"며 당시 쟈니의 집에 들른 거의 모두가 피해 경험이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쟈니 키타가와에게 감사한 마음도 있지만, 그의 행위는 나쁘다고 생각한다"면서 드라마나 광고 출연, 데뷔는 모두 기타가와의 한마디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많은 젊은 가수들이 도쿄 시부야구에 있는 그의 펜트하우스에 초대받기를 원했다"고 폭로했다.
가우안의 기자회견 이후 쟈니스 측은 "경영진, 종업원이 성역 없이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겠다"며 "편견이 없고 중립적인 전문가의 협력을 얻어 거버넌스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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