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올 1분기 수도권에서 도시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1월엔 서울 강북5구역 공공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단독으로 확보했다.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와 복합상가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3151억원 규모다. 지난달엔 경기 광명3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따냈다. 지하철 7호선 철산역 인접한 곳으로, 프리미엄 주거단지를 내걸어 시공권을 품게 됐다. 하반기엔 부산 해운대구의 마지막 재개발 격전지인 중동5구역 시공권을 놓고 GS건설 등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총 4조8943억원의 도시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부산 촉진3구역, 대구 수성1지구, 성남 수진1구역 재개발 등 ‘알짜 사업’을 잇따라 확보했다.
이처럼 민간 도급사업보다 도시정비 사업에 주력하다 보니 다른 건설회사에 비해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작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동산 PF는 활황 국면에선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금리 급등 등으로 시장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유동성 위기를 증폭시킨다. DL이앤씨는 사업 리스크가 큰 시공사 연대보증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한 보증 위주로 도시정비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런 영향으로 주택 시장의 미분양·미착공 확산에 따른 재무 충격이 덜한 편이다.
공사를 하고서도 대금 지급을 요청하지 못한 미청구 공사액 역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DL이앤씨의 미청구 공사액은 8234억원으로 국내 10대 건설사 중 가장 작다. 2021년 대비로도 15%(1450억원) 줄었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현금성 자산이 2조원에 달해 총차입금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분양 실적이 우수한 다수의 주택 현장에서 공사대금을 원활하게 회수하면서 차입 부담이 작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91.3%로 2021년(93.5%)보다 2.2%포인트 낮아졌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보증 사업을 하지 않고 있는 데다 브리지론(사업 초기 단기 차입) 노출도가 낮아 재무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은정/김소현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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