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위로 잠깐 올라가 보시겠어요? 이 강의실, 졸업할 때까지는 내려다볼 일이 없을 거거든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단국대학교에서 ('정치의 미래' 라는 주제로) 열린 특강에 다녀왔다"며 이날 자리에 모인 100여 명의 학생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고 최고위원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존 키팅 선생님의 방식으로 강연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을 의자 위에 서게 한 것은 해당 영화 속 명장면을 재연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교사로 등장하는 인물 존 키팅이 "다른 각도에서 보려는 거야"라며 교탁 위에 올라서는 장면을 스크린에 띄우고 학생들에게 따라 할 것을 권유했다.
이 같은 행동을 한 이유와 관련, 고 최고위원은 "현실에 부딪히며 삶의 방향을 찾는 시기임에도 '하지 마라'는 말과 '정답 찾기'에 익숙해진 학생들"이라면서도 "더 많은 경험으로 저마다의 길을 만들어야 할 그들이기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인이 되어보는 공감,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며 "지식의 요람인 대학에서 이론을 배우는 학생들이, 공감과 실천하는 지성인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 눈을 반짝이며 강의를 들어준 단국대 학생 여러분,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민 단국대 교수는 이튿날 고 최고위원의 게시물 관련해 "영화에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책상에 올라갔는데 단국대에선 고민정이 강제로 올라가게 했다"면서 "양말 신고 팔걸이에 서 있다 다쳤으면 누가 책임지나. 그리고 저 학생 중 1990년에 개봉한 '죽은 시인의 사회' 본 사람 없을 텐데"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김연주 시사평론가 또한 페이스북에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한 장면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의자의 팔걸이 부분에 올라서도록 한 상태에서 강연을 이어 간 것이 눈길을 끈 모양이다"라며 "학생 좌석이 경사형으로 설치되어 강연자를 내려다보게 되어 있는 강의실이었기에, 팔걸이에 올라선 학생들의 시선은 달라지기보다는 오히려 더 내려다보게끔 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이 팔을 올려놓는 곳에 신발을 신고 올라갈 수 없어, 신발을 벗고 양말째 매끄러운 나무 팔걸이에 서 있다 보니, 자칫 미끄러지지 않을까 위태로워 보였다"며 "무사히 강의가 끝난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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