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DS 프리미엄 10년만에 최고…부채한도 증액 못하면 디폴트

입력 2023-04-14 15:38   수정 2023-04-26 00:31


미국 연방정부가 정말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까. 미국 국가부채 한도 증액을 놓고 백악관과 공화당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미국 국채에 대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나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 부도났을 때 원금을 받기 위해 가입하는 보험료 성격의 금융 파생상품이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국채 5년만기 CDS 프리미엄은 46bp(1bp=0.01%)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에 대한 CDS 프리미엄이 급등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불안감이 커졌다는 얘기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올해 2월 부채 한도 상향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정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정부의 디폴트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평가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론적으로 빠르면 6월에 닥칠 수 있는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하거나 시장을 뒤흔드는 '치킨 게임'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는 국가부채가 한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하고 올해 1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특별 조치에 들어갔다. 이 조치는 6월 5일이면 끝난다. 미국의 현재 국가 부채 법정 한도는 31조3810억달러(약 3경8800조원)으로 2021년 12월 증액됐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정부의 현금이 소진되는 'X 데이트'의 도래 시점을 7~9월로 예상한다.

JP모간체이스의 금리전략 공동 책임자인 제이 배리는 "미국 부도 사태에 대한 우려가 시작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것이 꽤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정부 지출 삭감을 조건으로 국가부채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과 민주당은 미국 및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강조하면서 우선적인 한도 인상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 의회가 부채 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미국은 이론적으로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국가통화기금(IMF)은 이번 주 보고서에서 부채 한도 결의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미국 단기 자금 시장의 위험과 변동성을 가중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이 실제 디폴트에 빠진 적은 없지만 2011년에는 여야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미국의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된 바 있다. 당시 S&P는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추고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 이에 세계 경제 위기설까지 퍼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졌으며 주가는 폭락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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