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이더리움, 11개월 만에 2100달러 돌파 [한경 코알라]

입력 2023-04-14 14:41   수정 2023-04-14 14:47


비트코인에 이어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이 11개월 만에 2100달러를 돌파했다. 원화로는 270만원을 넘어섰다.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뒤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14일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이날 오전 9시45분께 전날 대비 9%가량 오른 2100.79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원화 마켓에서는 278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더리움이 급상승한 것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30분께 진행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가 완료됐기 때문이다. '샤펠라 업그레이드'로 불리는 이번 작업은 이더리움이 암호화폐 소유자가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지분 증명 (PoS)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전환한 뒤 처음으로 진행되는 업데이트였다. 지금까지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처럼 채굴자가 채굴한 만큼 암호화폐를 보상하는 작업 증명(PoW)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유지해 왔다.

이번 업그레이드로 이더리움 소유자들은 투자했던 자산을 인출할 수 있게 됐다. 업그레이드 전까지 예치(스테이킹)만 가능했고, 인출은 할 수 없었다. 이더리움 재단은 업그레이드를 위해 이더리움을 예치한 투자자에게 예치한 만큼의 이더리움을 보상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예치된 이더리움만 1800만개로, 전체 유통량의 15%에 달한다. 이날 시세로 따지면 약 50조에 이른다.

시장에서는 업그레이드가 끝난 뒤 예치된 이더리움이 대거 인출되면서 유통량이 늘어나 이더리움의 가격이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더리움 인출에 따른 매도 압력이 예상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가격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플랫폼 앵커리지디지털의 창업자인 디오고 모니카는 코인데스크에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성공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질 때마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관 투자자들은 당분간 인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은 이날 2.3% 오른 3만812.97달러를 기록했다. 원화 마켓에서는 4014만9000원으로, 나흘 연속 장중 4000만원대에서 거래됐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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