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금 개혁을 놓고 수개월째 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위대가 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본사에 난입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항의 운동이 프랑스 기득권층에 대한 포퓰리즘적 비난으로 변하면서 시위대가 LVMH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가 LVMH 본사에 난입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에는 불을 내뿜는 신호탄과 깃발을 든 시위대가 파리 몽테뉴 거리에 있는 LVMH 본사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부 시위대는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 경영진의 사무실로 이어지는 로비로 들어가기도 했다.
아르노 회장은 억만장자의 상징으로 지난 1월 연금 개혁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됐다고 WSJ은 전했다.
시위대는 아르노 회장의 얼굴이 그려진 모의 수배 포스트를 들고 그와 다른 억만장자들이 공익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LVMH 본사에 난입한 시위대도 "억만장자들 주머니에 돈이 있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2030년까지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연금 개혁안을 내놓은 뒤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정부 재정이 급증하는 은퇴자 수를 따라잡을 수 없다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 프랑스의 연금 시스템을 구하려는 것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측은 그가 '부자들의 대통령'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프랑스 사회 체제를 해체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특히 그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은 공식 석상에서 비싼 루이비통 의상을 주로 걸치는 모습을 보여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르노 회장은 최근 포브스지가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보고서에서 세계 최고 부자로 이름을 올렸고,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 꼽힌 바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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