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구청 관계자는 "A씨의 민원을 접수했으며 현장 조사 예정이다. 절차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리게 될 것 같다"며 "관내 숙박업소들에 대해서는 1년에 한 번 서울시와 합동 점검하고 불시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일 서울 한 건설 공사 현장의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동료들과 출장을 와서 모텔에 투숙했다고 한다. A씨는 5층에 묵었고, 다른 동료 2명은 2층에 방을 잡았다고 한다.
그런데 A씨의 몸에 3일째부터 두드러기가 올라오더니 5일째 그 상태가 심해졌고, 9일째는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져서 근처 대형 병원의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두드러기가 생긴 부위는 옷을 걸치지 않아 침대 시트와 맞닿은 엉덩이, 목, 팔, 다리, 얼굴 등으로 전해졌다.
의사는 진드기 등을 두드러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모텔로 돌아와 침대 시트를 들춰봤는데, 매트리스 모서리에 많은 벌레가 버글거리며 기어 다니고 침대 시트는 시커멓게 오염돼 있었다고 한다.
당시 A씨가 촬영한 3개의 영상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A씨는 "두드러기 때문에 간지럽고 따끔거려 이틀 동안 아예 일을 못 했고 병원에서 약과 주사를 처방받아 계속 치료했지만, 현재까지도 두드러기 증세가 다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모텔 측은 정기적으로 청소와 소독을 하고 손님이 바뀔 때마다 침대 시트를 갈아주지만, 장기 투숙객들이 묵는 방의 경우 청소와 소독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벌레는 A씨 방에서만 나왔으며 그의 동료 등 다른 고객이 묵은 방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처음엔 두드러기가 환절기 면역력 저하 때문일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너무 심해졌다"라며 "의사는 알레르기 피부염이나 두드러기 같다면서도 물린 자국이 보이는 등 독특한 증상이라고 말했다. 모텔 사장은 벌레가 나온 시트를 보여줬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모텔 사장은 "두 달에 한 번씩 객실 소독을 하지만 장기 투숙객이 많아 제때 청소를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청소를) 더 열심히 안 한 점이 있다. A씨가 묵은 방의 침구류는 모두 버리고 벌레 청소와 정밀 소독을 진행했다. 벌레는 집먼지진드기라고 들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A씨에게 병원비를 물어주고 모텔에 계속 더 묵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는데 일당 손실과 위로금을 요구한다. 20년 이상 영업을 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A씨가 세균을 옮겨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번 일을 계기로 소독을 더 강력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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