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일대에 자리한 '평촌 센텀퍼스트'의 모델하우스. 화장실에서 만난 상담사는 분주하게 옷매무새를 다듬으면서 얘기했다. 평일에는 기본이 50팀, 주말에는 200팀이 넘게 온다는 현장에는 실제 오전부터 예비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었다. 모델하우스를 나란히 찾은 모녀는 브로셔를 보면서 볼펜으로 동그라미를 치면서 상세히 분석하고 있었다. 전날 계약을 완료했다는 부부는 추가 서류를 챙겨들고 모델하우스를 찾기도 했다.
덕현지구를 재개발해 짓고 있는 평촌 센텀퍼스트는 후분양 아파트로 오는 11월 입주가 가능하다. 지난 1월 안양시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이후 처음 분양하는 단지로 관심을 모았지만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던 단지다. 주변 새 아파트들의 매매가 보다 높았다. 1150가구 모집에 350명만 청약하면서 경쟁률이 0.3대 1로 미달을 기록했다.
결국 조합은 계약일이 도래하기도 전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정정했다. '할인 분양'을 비롯해 '발코니 확장비 무료', '시스템에어컴 및 붙박이장 제공'을 내걸었다. 그로부터 3개월 후 현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북새통'을 방불케 했다.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2층 유니트는 줄을 서서 들어가야할 정도였다. 3개월 전 '눈물의 할인 분양'이라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분양 관계자는 "평일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와야 제대로 구경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수요자들을 사로잡은 요인 1순위는 '가격'이다. 구매할 수 있는 '절대가격'이 떨어졌다. 전용면적 59㎡의 평균 분양가는 7억1000만원가량인데, 여기에 약 2000만원을 호가하는 발코니 확장비와 무상제공품목도 받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실제 분양가는 6억9000만원이라는 게 분양관계자의 설명이다. 첫 분양당시 고층 분양가가 8억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뚝 떨어진 가격이다.
주변 아파트값은 다소 회복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평촌어바인퍼스트'(3850가구)는 전용 59㎡가 지난달 6억3500만~6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 2월 6억원에 거래된 데에 비해 다소 올랐다. 단지 주변 공인중개사무소에는 매물이 6억7000만~7억원 정도에 나와 있다.
지난해부터 집값이 가파르게 떨어진 경기도 화성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다. 2개 단지 모두 택지지구와 신도시에 짓다보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많은 인파에 비해 가족단위 방문 보다는 1인이나 지인과의 방문이 많은 점이 눈에 띄었다. 그만큼 '묻지마 청약' 보다는 '일단은 둘러보고 알아보자'는 관람객들이 많아보였다. 건설사들은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밥솥, 공기청정기 등의 경품추첨 행사를 갖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수요자들이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요인은 역시 '가격'이었다. 중흥토건은 동화지구에서 처음으로 '중도금 무이자'카드를 꺼내들었다. 중흥S-클래스 센트럴에듀의 분양가는 전용 84㎡A형이 5억3700만원, 101㎡가 6억5200만원 정도다. 이전에 동화지구에서 공급했던 '봉담자이라젠느'나 '봉담파라곤'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다만 중도금 무이자로 금융비용을 덜 수 있다.
동화지구가 포함된 봉담읍 일대에서는 올해 3224가구, 2024년에는 554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중흥S-클래스 센트럴에듀의 입주가 예정된 2026년 5월께에는 입주물량이 거의 없는데다,동화지구는 완성형 택지지구가 될 전망이다. 효행지구 분양 전까지 공급이 드물다는 점도 수요자들을 자극했다.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에 짓는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 역시 관람객들이 꼽은 관심사는 '분양가'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1450만원대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4억8000만~4억9000만원 정도다. 최근 신주거문화타운 내 분양한 신규 아파트가 3.3㎡당 1600만원대로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3000만~8000만원가량 낮다.
신주거문화타운은 동탄2신도시의 동남부에 있어서 외진 듯한 입지였다. 하지만 최근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에 조성 예정인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에 삼성전자가 300조원 투자 소식을 발표한 덕을 봤다. 맞닿아 있는 입지다보니 수혜가 기대되는 지역이 됐다.
중대형이 포함돼 동탄2신도시에서는 오랜만에 추첨제 물량이 다수 나오게 됐다. 유주택자나 저가점자에게도 당첨 기회가 열려있다보니 모델하우스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동탄2신도시에 거주주인 김모씨는 "볼일이 있어서 나가려다 차가 밀려서 봤더니 모델하우스에 들어가려는 차들이었다"며 "동탄에서 줄서는 건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다"며 관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테라스가 있는 100㎡C나 D형은 주변에서도 청약한다는 이들이 많다"며 "사람들이 덜 몰리는 평일 오전에 좀 가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양·수원·화성(경기)=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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