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엔터주로 눈을 돌렸다.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를 투자 장바구니에 꾸준히 담고 있다. 글로벌 아이돌 그룹 론칭 기대감과 함께 펀더멘탈 역시 충분하다는 평가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엔터 대장주’ 하이브는 전 거래일보다 9000원(3.35%) 오른 27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브 주가는 이달에만 23.6% 상승했다. 같은 기간 4대 엔터사로 묶이는 JYP엔터테인먼트(+9.8%), 와이지엔터테인먼트(+11.3%), 에스엠(+13.2%)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엔터사 주가에 불을 지핀 건 연일 쏟아지는 낭보 때문이다. 지난달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은 지난 3일(현지시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 이어 4일에는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아티스트 100’ 1위를 차지했다. 블랙핑크 멤버 지수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16일 기준 지수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꽃(FLOWER)’은 2주 연속 ‘글로벌 유튜브 송 톱 100’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는 케이팝의 인기를 확인하자 엔터주로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3일을 제외하고 9거래일 연속으로 하이브를 사들였고, 규모는 104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JYP엔터테인먼트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각각 7일, 10일을 빼고 전부 순매수했고, 순매수액은 JYP 380억원, 와이지 210억원이다.
기관투자자 역시 엔터주를 주목하고 있다. 이달 들어 기관은 외국인과 마찬가지로 지난 3일을 제외하고 하이브를 사들였다. 순매수 규모는 760억원이다. 와이지 또한 230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엔터주를 향한 순매수세는 비교적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브가 미국 현지에서 걸그룹을 론칭할 예정이고, JYP엔터테인먼트도 미국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 ‘A2K'를 2분기에 시작한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장 중요한 모멘텀은 유니버셜 뮤직과 합작해 데뷔하는 하이브와 JYP의 미국 걸그룹”이라며 “흥행한다면 한 그룹당 최대 예상 매출액은 5000억~7000억원, 영업이익은 500억원 내외의 기여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기대감에 더해 펀더멘털도 탄탄하다. 올해 1분기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엔터4사의 앨범은 1653만장이 판매됐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이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사가 전반적으로 아주 높아진 기대치를 뛰어넘는 IP(앨범, 음원, 굿즈)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모든 저작권과 재산이 회사에 귀속돼 수익성이 높은 IP 판매는 엔터주의 영업이익을 계속 상향 조정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2분기 엔터4사의 영업이익이 179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형민 기자 mhm9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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