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혈관 주위에 지방 조직이 지나치게 많이 쌓여있거나 지방 조직의 질이 떨어지면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대사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를 잘 활용하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등을 활용해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권순효·이해경 신장내과 교수와 이은지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이런 사실을 확인해 유럽영양대사학회 공식학술지 임상영양(Clinical Nutrition)에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복부와 간, 근육 등에 쌓이는 이소성 지방은 대사증후군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이미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게 대부분이었다.
교수팀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복부 혈관 주위 지방 조직이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복부와 골반 CT 검사를 받은 505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체질량지수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도 혈관 주위 지방 조직의 양은 대사 이상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복부 혈관 주위 지방 조직이 많은 것은 대사증후군 발병과 관련이 있고 경미한 대사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도 지방 조직 질 변화가 확인됐다.
이해경 교수는 "복부 혈관 주위 지방 조직을 CT로 평가해 심혈관질환 위험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상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영상자료를 이용해 대사 질환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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