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는 완전고용인데…'통계 안 잡히는' 취업포기자 급증

입력 2023-04-17 18:01   수정 2023-04-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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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취업 포기자’가 최근 5년 새 33%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취업 포기자가 급증하면서 역대 최저치 실업률 등 ‘고용 착시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인구) 중 활동 상태를 ‘쉬었음’이라고 답한 인구는 241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234만8000명) 대비 2.9% 증가했다. 이들은 중대한 질병 등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무직으로 지내고 있지만, 구직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통상 비경제활동인구는 육아·가사·통학·기타 등으로 분류되는데, ‘쉬었음’은 이 중 기타에 해당한다. 말 그대로 특별한 이유 없이 쉬었다는 뜻으로, 취업 포기자로 분류된다.

취업 포기자는 5년 전인 2018년(181만7000명) 대비 33.0% 늘었다. 10년 전인 2013년(159만7000명)과 비교하면 51.3% 급증했다. 15~29세 청년 취업 포기자는 40만8000명에 달한다. 취업을 포기한 청년층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3월 40만 명대를 돌파한 후 매년 4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지난달 실업률은 2.9%로, 1999년 6월 후 3월 기준으로 가장 낮았다. 실업률 수치만 보면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다. 지난달 기준 7.1%인 청년 실업률도 2013년 3월(8.5%)과 2018년(11.6%)을 훨씬 밑돈다.

정부는 이런 지표를 앞세워 경기 둔화에도 고용 시장은 견고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간 취업난을 겪으면서 취업을 포기한 인구가 늘어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함에도 고용지표는 호조를 보이는 것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취업 포기자 급증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지표 특성상 올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만큼 실업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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