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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여파에 흔들렸던 미 증권사 찰스슈와브가 올해 1분기 견고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었지만, 순자산이 불어나며 예금 손실을 메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찰스슈와브의 올해 1분기 수익은 51억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52억달러)에 못 미쳤다. 주당순이익(EPS)은 주당 93센트로 전망치보다 3센트 웃돌았다.
찰스슈와브의 예치금 잔액은 31일 기준 3257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1%가량 감소했다. 예금은 전년 대비 30%가량 줄었다.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채권 등 비예금 자산으로 유입된 자금이 늘며 예금 손실분을 만회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찰스슈와브로 순유입된 금액은 530억달러에 달한다. 올해 1분기 총 1320억달러가 유입됐다.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이어가자 저금리 예금에 몰렸던 자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MMF와 CD로 흘러들었다고 분석이다.
찰스슈와브는 지난달까지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미실현 채권평가손실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3월 한 달간 찰스슈와브 주가는 30%가량 내려앉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56bp(1bp=0.01%포인트) 상승하며 133bp를 찍었다.
투자자들의 과도한 불안이라는 지적이다. 찰스슈와브의 관리자산 규모는 7조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도가능증권 중 미실현 손실은 약 12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70%는 주택담보증권(MBS)에서 나왔고 15%가 미 국채에서 발행했다. 관리자산에 비해 미실현 손실 비중이 크지 않고 현금 유동성도 견실해서 SVB처럼 국채를 매도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찰스슈와브 예금 중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장한도를 넘는 예금 비중도 20%를 밑돈다. 뱅크런에 대한 공포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조달 비용도 0.2% 수준에 불과해 이익 측면에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견조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찰스 슈와브가 깜짝 실적을 내자 이날 주가가 상승했다. 이날 8시 30분 정규장이 열리기 전에 약 2% 급등한 것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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