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유인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스페이스X가 개발한 발사체 일체형 우주선 ‘스타십’의 첫 궤도 시험비행이 연기됐다.
스페이스X는 17일 밤 10시20분(한국시간)에 스타십을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카운트다운 40초를 남겨두고 엔진 가동을 중단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가압 밸브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이며, 이게 작동되지 않으면 발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발사에는 최소 48시간이 소요된다. 예비 발사일로 정한 21일 이전에 후속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우주선은 ‘슈퍼헤비(1단)’로 불리는 로켓과 우주선 겸 로켓 ‘스타십(2단)’으로 이뤄졌다. 둘을 합친 전체 높이는 120m다. 미국 뉴욕시 자유의 여신상(93.5m)보다 크다. 33개 랩터 엔진으로 구성된 스타십의 추력은 7500t급이다. 스페이스X의 대표 로켓인 ‘팰컨9’보다 추력이 여섯 배 이상 강하다.
스타십에는 최대 120명의 사람과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유인 우주선은 4~6명 정도가 한계였다. 이 우주선은 머스크가 선언한 ‘화성 개척’의 핵심이다. 머스크는 스타십을 이용해 화성에 10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를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액체 메탄을 추진제로 사용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원료를 사용하면 화성 대기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를 가공해 현지에서 연료를 조달할 수 있다.
스타십은 달 착륙선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스타십을 달 착륙선으로 쓴다는 내용을 담은 계약을 스페이스X와 체결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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