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의 여신도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JMS 내 '2인자'로 불리던 정조은(본명 김지선)이 구속됐다.
대전지법 설승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2시 30분부터 정 씨 등 6명에 대한 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방조, 준간강방조 등 혐의 구속영장을 심사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정조은을 포함한 공범 1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나머지 4명에 대해서는 범행을 인정하고 JMS를 탈퇴해 별다른 행적이 없는 점, 증거가 대부분 수집돼 인멸 우려가 적은 점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정조은 등은 여성 신도들을 유인하고, 정 총재의 성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거나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조은은 정 총재가 성범죄 혐의로 해외로 도피했을 당시 그를 곁에서 보필하며 JMS 내 세력을 키워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재 역시 공개적인 자리에서 "난 조은이 없으면 안 된다"면서 신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명석의 후계자', '실세'라는 평가받았던 정조은은 앞서 정 총재의 성범죄를 폭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공개된 후 논란이 커지자 자신이 담당하는 교회 예배에서 "나는 여성들이 선생님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정조은이 정 총재의 성범죄를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반박했다. '나는 신이다'에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정 총재의 녹취록을 폭로했던 홍콩 출신 피해자 메이플이 언급한 'J언니'도 정조은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금산 JMS 본산과 피의자들 주거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쳐 정조은을 포함해 혐의가 소명되고 구속 사유가 있다고 판단된 이들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총재는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와 홍콩 아파트, 경기 안산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홍콩 국적 여신도, 호주 국적 여신도 등을 성추행한 혐의(준강간 등)에 대한 것이다.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정 총재에 대한 피해자들의 고소는 이어지고 있다. 대전지검은 2018년 8월께 월명동 수련원에서 한국인 여신도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 정 총재를 추가 기소했으며, 충남경찰청도 한국인 여성 신도 3명으로부터 정 총재에게 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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