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서울 '관광 1번지' 명동 인근 호텔에 활기가 돌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명동 인근 주요 호텔에서는 외국인 투숙객이 국내 호캉스(호텔+바캉스)객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5성급 호텔 더 플라자의 경우 지난달 외국인 투숙객 비율이 75%에 달해 지난해 3월(19%)보다 56%포인트 상승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5성급 호텔 웨스틴 조선 서울 역시 지난달 외국인 투숙객 비율이 76%로 전년 동월보다 51%포인트 뛰었다.
특급호텔들은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활성화와 함께 관련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 당시 묵은 롯데호텔 서울 역시 외국인 투숙객이 크게 늘어났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1분기 롯데호텔 서울 외국인 투숙 객실 수는 지난해 1분기보다 14배 뛰었다. 올해 1분기 MICE 수요가 유입되면서 관련 투숙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3~4성급 비즈니스호텔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남대문 인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의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4.4%에서 올해 1분기 60.9%로 뛰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관계자는 "3월에는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66.8%로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내국인 대비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때 실적을 지지하던 호캉스객이 해외로 빠져나간 빈자리를 외국인이 채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관련 상품 패키지도 구상하고 나섰다. 일례로 더플라자의 경우 외국인 투숙객의 전통문화 체험 문의를 반영해 시티투어버스, 궁궐 통합 관람권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호텔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미국과 일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국이 자국 여행사의 외국인 단체관광 영업을 전면 재개한 만큼 향후 중국인 관광객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속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증가하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2월 입국한 외국인은 47만9248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79.3% 늘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공식 선언하기 직전인 2020년 2월(68만5212)의 70% 수준으로 회복된 수치다.
이 같은 흐름은 카드 결제 동향에서도 나타났다.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지난달 국내에서 발생된 외국인 소비패턴을 분석한 결과, 호텔업종에서 발생한 외국인 관광객 매출 규모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3월보다 3.41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화장품과 면세점 등에서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화장품 업종에서 발생한 외국인 매출은 99.9배 뛰었고, 면세점에서는 35.5배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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