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대별 주택 소유 비율은 70대에 약 80% 정점을 이룬 뒤 점점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내 아시아인은 백인에 이어 두 번째로 주택 소유 비율이 높았으나 65세가 지나면 비율이 급속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의 통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택 소유 비율 집계는 독립 세대를 기준으로 했고, 직업이 없이 부모의 집에 얹혀사는 '어린이 어른' 등은 통계에서 제외했다.
분석에 따르면 미국 30세 세대주의 주택 소유 비율은 39.7%에 달했고, 40세가 되면 58.2%가 집을 사서 거주한다. 이 비율은 점점 높아져 76세에 80.7%로 정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장기 모기지론을 이용해 집을 구입하며 65세가 되야 빚을 다 갚은 사람이 대출 상환중인 비율보다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89세가 되도 빚을 상환중인 사람도 10%에 이르렀다.
추운 지방일수록 노년층이 집을 빨리 처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몬타나주에서 메인주까지 캐나다 국경 부근 북부의 주에선 65~69세 이후 집을 파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 등 썬벨트 지역에선 75~79세가 되야 집을 처분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지 첸 보스턴대 은퇴연구센터 연구원은 "70대가 넘어 신체·정신적으로 혼자서 살아가기 힘들어지면서 다른 가족과 함께 살거나 돌봄 시설로 들어가면서 주택 소유 비율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학원을 졸업한 40세 가장은 74%가 집을 소유하고 있었고, 고졸의 경우 49%에 불과해 큰 격차를 보였다. 다만 고졸 세대주도 70세가 되면 78.2%가 집을 샀고, 대학원 졸업자(88.7%)와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인종별로 살펴보면 아시아인은 백인에 이어 두 번째로 주택 소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6세 백인과 아시아인의 주택 소유 비율은 각각 75%와 71%에 달한 반면 같은 나이 흑인과 히스패닉은 각각 44.5%와 52.3%에 그쳤다. 그러나 아시아인의 경우 65세를 정점으로 급속하게 주택 소유 비율이 낮아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90세의 경우 아시아인의 주택 소유 비율은 52.7%로 모든 인종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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