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택시 "운행 대수 늘려달라" 호소에도…국토부 반년째 뭉개

입력 2023-04-18 18:22   수정 2023-04-19 14:56

“서울 강남 위주로 영업할 수밖에 없어 사업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이 큽니다”

타입1 택시 서비스 사업자인 파파모빌리티는 장애인·노약자 에스코트 서비스 등 다양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시간 호출은 강남 일대에서만 응하고 있다. 이 회사 김영태 대표는 18일 “정부의 택시 총량(100대) 규제 아래에선 빠른 배차를 위해 한 지역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택시는 ‘규모의 경제’가 필수지만 타입1 사업자는 증차 규제에 묶여 수년째 적자를 감수하며 사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파모빌리티는 2021년 3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는 이보다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규제 완화가 없으면 사업을 지속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2020년 3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통해 도입된 혁신 택시 모델이 3년 만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당시 정부와 정치권이 타다를 대체할 혁신 운송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겹겹이 쌓은 규제 때문에 고사 위기에 놓인 것이다.

정부는 세 종류의 혁신 택시 운송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택시 면허 없이도 렌터카를 빌려 운송서비스를 하는 ‘타입1’ △기존 택시 회사를 인수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입2’ △카카오택시와 같이 플랫폼 사업을 하는 ‘타입3’ 등이다.

이 중 기존 택시 회사를 가맹 형태로 묶은 타입3를 제외하곤 모두 생존 위기에 내몰려 있다. 타입2 유형의 대표 회사였던 마카롱택시는 파산을 신청했다. 파파모빌리티와 레인포컴퍼니, 코액터스 등 타입1 회사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타입1업계는 차량 운행 대수 규제 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파파모빌리티와 코액터스엔 각각 100대, 레인포컴퍼니엔 220대까지만 허용돼 있다. 모두 합쳐 420대다. 3년 전 문을 닫은 타다가 운행한 택시 1500여 대의 30% 수준도 안 된다. 업계의 증차 요구에 국토교통부는 “검토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관련 업체의 한 대표는 “택시 운행 대수를 왜 100대에서 220대로 제한했는지, 증차는 왜 안 되는지에 대해 그 어떤 설명도 없다”고 했다.

이 와중에 정부는 세금과 같은 기여금도 받아왔다. 타입1 회사는 매출의 5% 또는 운행 횟수당 800원 등의 기여금을 내야 한다. 문제는 기여금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역시 기여금이 사실상 정부가 부과하는 부담금으로 봐야 한다며 작년 하반기 부과를 중단시켰다. 정부는 부담금관리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장강호/안정훈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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