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19일 16: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KT&G의 실적 발표 내용의 불투명성을 지적했다. 국내외 지역별 매출과 판매실적, 영업이익 등 구체적인 실적 공개를 요구했다.
FCP는 KT&G의 실적 발표 내용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개선 사항 세 가지를 KT&G에 발송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상현 FCP 대표는 "KT&G의 IR은 투명성과는 거리가 멀고, 주주들이 참석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며 "실제 IR 컨퍼런스 콜에 참석해보면 자료의 내용도 동종업계 대비 심각하게 부실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의례적 질문 몇 개로 질의응답이 끝난다"고 꼬집었다.
FCP는 KT&G에 중요한 회사 실적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주주들이 진정으로 궁금한 것은 궐련담배 몇십억 개피 수출, 릴 몇 개국 진출이라는 공허한 홍보보다는 실제 돈을 벌고 있는지"라며 "글로벌 톱5 담배회사 중 매출 대부분이 미국에 한정되는 알트리아를 제외하고 권역별 매출, 이익을 공개하지 않는 회사는 KT&G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FCP는 이번 IR부터 국내외 지역별 매출, 판매실적, 영업이익 등을 공개할 구체적 양식도 제안했다.
FCP는 KT&G가 IR 일정도 적극적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G는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IR 일정 및 등록 절차를 통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각 주주들이 이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찾아서 들어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적어도 국내외 주요 주주들에게는 이메일로 IR 일정을 공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IR 참석 대상을 개인주주를 포함한 전체 주주로 확대하고, 녹화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할 것을 제안했다. 그간 KT&G IR의 참석 대상은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기관 투자자'로 제한됐다. 컨퍼런스 콜의 형식으로 진행되며 녹음 파일 등도 없었다.
이 대표는 "수천만의 사람이 동시간 접속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시대에 실시간 전화로만 IR을 진행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피치못할 사정으로 참석을 못하더라도 추후에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녹화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는 정보를 감추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경영진을 평가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 받아야 하는 회사의 주인"이라며 "그동안 주장한 주주와의 투명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던 KT&G 경영진의 긍정적인 회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FCP는 2020년 설립돼 거버넌스 개선을 투자전략으로 삼는 펀드다. 이 대표는 서울대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싱가포르투자청(GIC), 맥킨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칼라일그룹을 거쳤다. 2011년 칼라일 한국대표로 부임해 2014년 ADT캡스를 2조650억원에 인수하고 2018년 SK텔레콤에 2조9700억원에 매각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후 칼라일을 떠나 FCP를 설립하고 KT&G에 주주제안을 하며 국내 시장에 복귀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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