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9일 “4·19혁명 열사가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기꾼에 농락당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수유동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4·19 혁명 기념식에 참석해 “허위 선동, 가짜뉴스, 협박, 폭력 선동이 진실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기반해야 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왜곡하고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는 독재와 폭력과 돈에 의한 매수로 도전을 받을 수도 있다”며 “독재와 전체주의 편을 들면서도 겉으로는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행세를 하는 경우를 세계 곳곳에서 저희는 많이 봐 왔다”고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야권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등 공세가 이어지자 ‘작심 발언’을 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다.
‘돈에 의한 매수’ 표현을 두고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다수 의원들이 연루된 ‘돈봉투 사건’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지난달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가짜뉴스의 위험성을 강조했다”며 “그런 맥락에서 같은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념사에 ‘사기꾼’이란 표현이 등장한 점도 논란이 됐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연설기록 8980건 중 사기꾼이 언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역사상 대통령 연설문을 통틀어 처음으로 사기꾼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며 “4·19 기념사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묘역에 안장된 507위의 유영(遺影)이 봉안된 유영봉안소를 찾아 참배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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