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매각' 푸본현대생명의 반전...'채권 개미' 몰리며 증액

입력 2023-04-20 11:39  

이 기사는 04월 20일 11:3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 사태를 겪은 푸본현대생명보험이 오히려 발행 규모를 늘려 주목을 받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외면으로 수요예측에서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했지만, 고금리를 노린 개인투자자 등 리테일 수요가 추가 청약에서 대거 몰리면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오는 26일 800억원어치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앞서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18일 700억원어치 후순위채 수요예측을 열었다. 700억원 모집에 단 110억원의 주문만 들어오는 등 미매각 피하지 못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코코본드 상각 사태로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여파다. 신용등급 스플릿(등급 불일치)도 투자 심리 위축에 반영됐다. 이번 후순위채에 대해 나이스신용평가는 ‘A+(안정적)’, 한국기업평가는 ‘A(안정적)’로 책정했다. 통상 투자자들은 스플릿이 발생하면 낮은 등급으로 간주하는 편이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과는 다르게 추가 청약 과정에서는 개인투자자 등 리테일 수요가 대거 몰렸다. 리테일 시장 공략을 위해 조달 금리를 높인 게 주효했다. 당초 푸본현대생명은 공모 희망 금리를 연 6.5~7.2%로 제시했다.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자 발행사와 주관사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조달 금리를 0.1%포인트 오른 연 7.3%로 높였다.

유럽 은행의 코코본드와 달리 건전성 우려가 적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적중했다. 국내 보험사 후순위채는 원리금 자체를 투자자에게 상환하지 않아도 권리인 상각권이 붙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관사 측은 “금리 메리트가 커지자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미매각된 후순위채가 증액 발행에 성공한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제조회사인 쌍용C&E의 미매각 회사채도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6일 수요예측을 열었지만 1000억원 모집에 570억원의 주문만 들어왔다. 미매각된 물량을 증권사들이 떠안았지만 대부분 리테일 시장에서 소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된 회사채를 노리는 리테일 수요를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한 회사채는 통상 공모 희망 금리 최상단에서 조달 금리가 책정된다. 개인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완화 기조가 뚜렷해지면 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대된 것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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