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리봉동 일대에서 노래방 업주 수십명을 협박해 자신들이 관리하는 성매매 알선·공급업체(일명 '보도방')를 이용하라고 강요한 범죄조직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20일 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구성 및 활동·범죄단체조직·직업안정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 40대 A씨 등 9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1년 11월부터 최근까지 가리봉동에서 '가리봉동보도협회'를 만들어 자신들의 성매매 알선·공급업체를 이용하지 않는 노래방 업주를 찾아가 때리고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차량으로 노래방 입구를 막고, 도우미 영업을 하지 않는 업장을 허위로 경찰에 신고하는 등 영업 방해를 한 혐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흉기를 들고 협박하는 동영상을 촬영해 피해자에게 전송하거나 노래방 기물을 파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를 본 노래방 업소는 총 40곳으로, 이들 일당은 업주뿐만 아니라 노래방 직원 등도 협박·감금했다.
이들은 가리봉동 일대 보도방 운영을 독점하기 위해 각자 운영하던 보도방 6개 업체를 지난 1월 하나의 업체로 통합해 범죄조직을 구축했다. 조직의 총책임자인 A 씨는 2012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했다.
이후 "가리봉동 상권을 장악해보자"며 중국으로부터 조직원을 모집했다. 이들 일당은 중국 교포 출신으로 과거부터 서로 알던 사이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금 관리, 연락 담당, 여성들을 노래방으로 이동시키는 행동 담당 등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역할 분담 시스템을 구축해 조직을 운영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2월 첩보 입수 후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고, 피해를 본 노래방 업주들 진술을 토대로 이들을 검거해 4명을 구속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총책 등 일부 피의자들이 필로폰을 투약·보관한 사실도 적발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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