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식품 이어 외식업계 압박…농식품부 "가격인상 자제"

입력 2023-04-21 10:49   수정 2023-04-21 10:50


정부가 식품업체에 이어 외식업체에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프랜차이즈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 동향을 점검한다. 업계에선 스타벅스와 롯데리아, 교촌치킨 등 커피 및 치킨, 버거 프랜차이즈 관계자가 참석한다.
농식품부, 외식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 요청

21일 업계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이날 오후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 동향을 점검한다. 행사에는 국내에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스타벅스 코리아),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와 함께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 bhc, 제너시스BBQ 등 관계자가 참석한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잇따른 상황에서 물가 안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밀가루, 커피 원두 등 주요 식재료 가격과 수입단가가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프랜차이즈 업계의 원가 부담이 줄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 안정에 협조해 달라고 업계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양주필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와 관련 협회에서 당분간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버거·커피·치킨 등 프랜차이즈, 올해 줄줄이 가격 인상

올 들어 외식 프랜차이즈는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선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버거의 경우 각 브랜드들은 지난해 두어차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새해에도 가격을 변경했다. 지난달에는 버거킹, 맘스터치가 각각 약 7개월, 반년 만에 가격을 인상했다. 또한 올 들어 맥도날드, 노브랜드, 롯데리아, KFC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달 맥도날드의 가격 인상으로 빅맥 가격이 5000원을 넘은 데 이어 버거킹 와퍼 가격이 7000원을 뚫으면서 단품 햄버거도 5000원짜리 한 장으로 사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비단 햄버거뿐 아니라 커피, 치킨 등 외식 프랜차이즈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지난해 외식 물가가 30년래 가장 높은폭으로 오른 데 이어 새해도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물가는 7.7% 올라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외식 물가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개월 연속 웃돌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1년 12월부터 16개월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한 상태다.

이번 간담회는 농식품부가 식품업계에게 물가 안정을 위해 협조할 것을 당부한 지 약 두 달 만에 열렸다.

정부는 지난 1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식품업계에 사실상 가격 동결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은 후 다방면으로 압박에 나서는 모양새다. 2월 '물가안정 간담회'에 참석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롯데제과 동원F&B SPC 오리온 삼양식품 해태제과 풀무원 동서식품 매일유업 등 12개 식품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올 상반기에는 식품업계가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최대한 물가안정을 위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품 가격을 인상하려던 풀무원 등 식품기업은 계획을 철회 혹은 보류하고 나섰다. 정부가 주류업계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하이트진로는 "당분간 소주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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