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은 이날 오전 금통위원 임명장을 받은 후 취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 기간 중 늘어난 유동성과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가 크게 올랐고,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 파이터로 역할을 강화하는 가운데 우리도 높은 물가와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지난 1년 반에 걸쳐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었다.
이는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한 것으로 경제성장과 금융 안정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에 무게를 두는 발언으로 파악된다. 관료 출신으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예상된 박 위원이 취임사부터 비둘기색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금통위원 임기를 시작했다. 장 위원은 짧은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두 위원이 이날 취임하면서 향후 금통위는 비둘기색이 다소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일 이임한 주상영·박기영 전 위원은 각각 강한 비둘기파, 약한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됐다. 박 위원이 주 위원과 같은 강한 비둘기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위원은 지난해 물가 급등기에는 다소 매파적인 발언을 내놨지만, 최근 물가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경제지표를 살피면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금융분과장을 맡고 있는 만큼 박 위원처럼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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