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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품을 수입하는 해외 기업 고객들 가운데 완제품 대신 부품을 사서 자국이나 다른 지역에서 조립하려는 바이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경제매체 차이신이 21일 보도했다. 관세를 줄이려는 시도인 동시에 중국의 제조 기반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 15~18일 열린 중국 최대 무역박람회 '캔톤페어(중국수출입박람회)'에 참석한 한 수도꼭지 제조업체의 영업사원은 현장에서 인도, 카타르 출신 바이어가 완성품 대신 부품을 문의했다고 전했다. 브라질에서 온 고객사는 그에게 완제품을 수입하면 관세가 40% 붙지만, 부품은 관세율이 20%라고 말했다. 중동에서 온 다른 고객들도 관세 문제를 고려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전제품 영업사원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광둥성 기반 세탁기 제조업체 웨이리전자 소속 장저우는 "남미 고객사 일부가 조립은 현지에서 할 테니 부품 상태로 선적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가정용 공구 제조업체 동야설비의 차이샤오옌 영업부장은 "중동 고객사 일부는 태국과 베트남에 설립한 자사 공장으로 부품과 조립 매뉴얼을 보내달라는 주문을 넣었다"고 말했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부품 주문이 늘어나는 것은 중국의 제조 시설이 동남아로 이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동남아 공장이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망이 불완전해 부품은 여전히 중국에서 조달한다는 설명이다.
차이신은 최근 10여년간 이어진 인건비 상승, 3년 동안의 코로나19 통제로 중국의 생산과 물류 효율성이 떨어진 가운데 해외 바이어가 완제품 대신 부품 수입을 늘리는 것은 제조업 '탈중국'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과 인도가 탈중국 흐름의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1분기 중국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에 대한 중간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어난 5311억위안(약 102조원)을 나타냈다. 동남아 지역에 대한 수출의 55.6%가 중간재였다.
스융훙 중국기계전자제품수출입상인회 부회장은 "동남아에 대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것은 중국 기업들도 해당 지역에 공장을 짓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바이어가 중국 기업 중심의 공급망 안정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도 부품 수출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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