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옷 열어보니 '야옹'…황당한 마약밀매 수법에 러 '발칵'

입력 2023-04-21 13:45   수정 2023-04-21 15:11


러시아에서 마약 운반책이 아기엄마 행세를 하려고 고양이에 아기 옷을 입히는 방법으로 위장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 같은 내용을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경찰이 분홍색 겨울용 아기 겉싸개 지퍼를 열자 아기 대신 어리둥절한 표정의 회색 고양이가 나온다. 고양이는 최소 3겹의 아기 옷은 물론, 아기 털모자와 신발, 기저귀까지 입고 있었다.

경찰은 고양이를 꺼내기 전 겉싸개의 모자 부분에서 노란색 필름으로 포장된 봉지 몇 개를 발견했다. 고양이를 완전히 꺼낸 뒤에는 겉싸개의 발 부분에서 푸른색으로 포장된 봉지들을 더 찾아냈다. 이 봉지에는 마약 조직원인 이 여성이 은밀히 운반하던 마약이 숨겨져 있었다.

영상 말미에는 마약 운반책으로 동원된 후 굴레를 벗은 고양이가 한결 편한 표정으로 경찰의 무릎 위에 앉아 무심한 듯 쉬는 모습도 담겼다.

러시아 내무부의 이리나 볼크 대변인은 "체포된 여성은 다른 사람의 의심을 받지 않으려고 아기와 외출한 엄마처럼 보이려고 했다"고 전했다. 동원할 아기가 없으니 고양이를 겉싸개 속에 넣어 아기처럼 보이게 했다는 뜻이다.

러시아 내무부는 이 여성이 마약 밀매업자에게 고용돼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우랄 니즈니타길까지 마약을 운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즈니타길 경찰은 이 여성과 고양이가 마을 곳곳에 운반한 170g 무게의 마약 봉지 12개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 마약이 가루 형태의 메틸에페드린이라고 밝혔다. 이 물질은 기침 감기약에 이용되지만, 신경계 자극을 일으킬 수 있고 흥분제 원료로도 사용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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