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 특히 의정부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노조를 고용하지 않고 공사를 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우영건설 고위 임원 A씨는 21일 “민주노총이 지역의 절대 권력자이자 건설업계 룰을 만드는 집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건설현장 폭력행위 엄단 방침에도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지속적으로 공사를 방해할 수 있는 것은 지역에서의 이런 힘을 믿는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북부지역은 민주노총 건설 노조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곳으로 꼽힌다.
우영건설도 이런 지역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임원 A씨 역시 공사를 시작할 당시엔 “불합리한 요구를 해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노조 요구대로 처음엔 총고용 인원 중 민주노총 조합원을 약 60~70% 채용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민주노총 노조원을 추가 고용하라는 압박이 거세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단 현장에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이 고용되면 비조합원 팀의 일을 방해하는 등 괴롭힘을 시작한다”며 “민주노총의 전형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비노조원보다 일당도 많이 받는 특혜를 누린다. 민주노총 노조원은 비노조원보다 일당이 평균 3만~5만원 정도 높다.
우영건설은 비노조원을 고용하면서 건설노조의 타깃이 됐다. 타워크레인으로 물건을 나를 때엔 물건을 위로 올리는 업무를 방해하고 근무 중 현장 내에서 피켓을 들고 불법 집회를 하는 식이다. 아침마다 별도의 집회도 시작했다. 지난 한 달 동안 공사는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졌다.
우영건설은 전국에 10여 개의 사업장이 있다. 이번 사태로 노조의 추가 보복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 건설노조 출신인 40대 인부는 “한 지역에서 문제가 불거지면 민주노총 전체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해당 회사에 대한 태업 명령이 떨어진다”며 “민주노총 지도부도 일단 의정부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오/안정훈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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