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5명 중 1명은 채용 사기·과장광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기본 중에 기본인 근로계약서 작성·교부도 않았다는 비율이 절반을 웃돌았다.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3~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채용공고나 입사 제안 조건이 입사 뒤 실제 근로조건과 '다르다'는 응답이 22.4%였다고 23일 밝혔다.
단체에 제보한 직장인 A씨는 "정규직이고 경력직이라 수습 기간 없이 입사하기로 했는데 근로계약서를 보니 수습 기간 (급여를) 70%만 지급하겠다고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입사 면접에서 불쾌하거나 차별적인 질문을 받는 등 부적절한 경험을 했다는 응답은 17.5%로 집계됐다. 특히 여성이 22.8%로 남성(13.5%)에 비해 높았다.
직장갑질119에는 채용 비리 제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한 어린이집 원장이 딸을 채용하기 위해 교사를 권고사직으로 해고하고 어느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자녀, 손자까지 금고에 계약직으로 입사시켰다"며 "또 다른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채용 비리를 피하고자 다른 새마을금고에 자녀를 입사시키는 '채용 비리 교환'까지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근로계약서 작성·교부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율도 27.3%에 달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은 절반이 넘는 50.3%가 근로계약서 작성·교부 의무를 위반하고 있었다.
채용절차법 4조(거짓 채용광고 등의 금지)는 구인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광고 내용이나 채용광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바꿔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계약서를 일단 쓰고 나면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당장 밥벌이가 중요한 직장인, 취준생에게 신고는 그림의 떡"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용절차법은 3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작은 회사에서는 '채용갑질'을 당해도 신고조차 할 수 없다"며 "채용절차법을 3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하고, 허위·과장 광고를 엄벌하면 '채용갑질'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