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압도적 1위"…전세계 열광한 '검은 반도체' 뭐길래

입력 2023-04-24 10:46   수정 2023-04-24 15:15


정부가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대표 수산 식품인 김(사진) 세계화에 나선다. 작년 기준 6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김 수출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넘어 ‘김(GIM)’이라는 고유명사를 전 세계에 상품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수산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수출가공진흥과는 최근 ‘글로벌 시장 선도 블루푸드(수산 식품) 산업 육성 연구’ 용역을 긴급 발주했다. 용역 예산은 2억원으로, 통상 소요되는 연구용역 금액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해수부는 용역을 통해 △블루푸드 산업 및 수출경쟁력 현황 분석 △미래신성장 산업화를 위한 블루푸드-테크 육성 △핵심 품목 세계시장 지배력 강화 방안 △식품영양 정보 활용 고도화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용역의 핵심은 김 수출 규모 확대 및 세계화다. 지난해 한국 수산 식품은 전 세계 139개국에 수출됐다. 품목 중 김 수출액이 6억2000만달러(약 8200억원)로 가장 많았다. 한국 김은 2010년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한 이래 꾸준히 성장해 10년여만에 6배 이상 커졌다. 글로벌 점유율 70%로 압도적인 1위다.

김스낵·부각 등 해외 소비자를 고려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김은 양식, 가공, 유통 등 모든 단계가 국내에서 이뤄져 수출 시 국내로 돌아오는 부가가치가 크다는 것이 수산업계 설명이다.

문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김(GIM)’ 마케팅은 지금까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시장에선 대부분의 한국 김이 ‘시위드’(Seaweed·해초류)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일본에선 김을 ‘のり’(노리)라고 부른다. 국내 식품업체들이 일본에 수출해 판매하는 조미김도 노리라고 부른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보다 일본이 먼저 김 시장에 진출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김(GIM)’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이번 용역을 통해 김 세계화를 위한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열린 ‘제12회 수산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김을 ‘검은 반도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김을 비롯해 수산물 수출 세계화를 위해 영업사원으로 뛰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긴급 용역도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에 따른 후속 대책이라는 것이 해수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김 외에도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다른 블루푸드 제품도 적극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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