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하는데 배가 너무 아파요" 진짜 이유 따로 있었다

입력 2023-04-24 14:11   수정 2023-04-24 15:01


여성이 끼니를 거르거나 한 가지 음식만 먹는 등의 다이어트를 할 경우 생리통을 겪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이 2016년 실시한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 인식조사 및 이슈 발굴'에 참여한 14~44세 청소년 및 성인 가임기 여성 5829명을 대상으로 체중조절 행위와 월경곤란증(생리통)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4가지를 '부적절한 체중조절' 행동으로 ▲ 단식·끼니 거르기 ▲ 다이어트약(한약 포함) ▲ 승인되지 않은 다이어트 보조제 ▲ '원푸드 다이어트' 등을 꼽았다.

조사 대상에서 이 같은 부적절한 체중조절 행동을 1개 이상 한 사례는 22%로 집계됐다. 이들에게는 '경증 월경곤란증' 위험이 22%, '중증 월경곤란증' 발생률이 5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일부 여성들은 다이어트 이후 평소보다 생리통이 심해진 것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박모 씨(27)는 "다이어트 중 닭가슴살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를 두 달간 실천했다"면서도 "평소에는 생리통이 그렇게 심하지 않은 편이었는데, 평소보다 적게 먹기 시작하고 원푸드 다이어트를 하면서 생리통으로 배가 심하게 아파서 반차(반일 휴가)를 낸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월경곤란증'은 심한 경우 어지럼증, 구토, 요통 등을 동반해 학업과 근무 수행 능력을 떨어트린다. 또, 외부 활동을 제한하게 하는 등 여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경증 월경곤란증'의 통증평가척도 10점 만점 중 6점 이하, 중증은 7~10점인 경우로 봤다. 그 결과, 부적절한 체중조절 행동 중 특히 승인되지 않은 다이어트 보조제를 사용했을 때 경증 월경곤란증이 60%, 중증 월경곤란증이 56%나 높았다.

원푸드 다이어트를 한 집단에서도 경증과 중증 월경곤란증을 앓을 확률이 각각 49%, 12% 올라갔다. 단식·끼니 거르기, 다이어트약 복용 사례는 중증 월경곤란증만 각각 44%와 24% 높았다.

이 밖에도 경증과 중증 월경곤란증 위험은 지난 1년간 3kg 이상 체중 변화가 있는 경우 각각 19%와 28%로 조사됐다. 주 5회 이상 외식·배달식 등 가정 외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는 14%와 72% 각각 높았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운동, 식단 조절 등 건강한 방식으로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가 가임기 여성의 생식건강 증진을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최근 대한의학회 공식 학술지 '저널 오브 코리안 메디컬 사이언스'에 실렸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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