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기사를 삭제해주는 대가로 거액을 뜯어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국내 케이블방송사 직원 이모 씨에 대해 경찰이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씨는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후배 기자에게 홍콩 재벌 2세로 알려진 맥신 쿠 씨의 기사를 게재하도록한 후, 삭제를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맥신 쿠 씨는 홍콩 대형 해운회사 회장의 딸로, 국내 케이블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이력이 있다. 해당 매체는 2월 10일부터 지난달까지 맥신 쿠 씨가 거액의 돈을 빌린 후 해외로 도주했다는 내용의 기사 6건을 게재했다.
맥신 쿠 씨가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삭제를 요청하자, 거액의 돈을 '광고비'로 요청했다는 게 맥신 쿠 씨 측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맥신 쿠 씨 측은 녹취록도 공개했다.
앞서 맥신 쿠 씨는 SBS와 인터뷰에서 "연말부터 계속 시달렸고, 솔직히 너무 억울하다"고 밝혔다. 또한 기사를 반려하는 대신 1년 간 2억 원의 광고비를 지급한다는 구체적인 조건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씨는 사전 취재 절차를 충분히 거쳤고, 맥신 쿠 씨 쪽이 원해 광고를 줬다는 입장이다. 광고비를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협박이나 공갈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이 매체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이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은 2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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