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병약했던 알라르는 많은 시간을 홀로 집안에서 보내며 오래도록 사물을 관찰하고 그것과 대화하는 법을 터득했다. 흔히 인테리어, 건축을 전문으로 찍는 사진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사진은 공간 그 자체보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실제 살고 있거나, 인간의 때가 묻은 장소에 렌즈를 들이댄다.
코코 샤넬, 생 로랑 등 세계적 디자이너부터 조르조 모란디 등 화가, 그리고 알버트 프레이 등 건축가까지 흔쾌히 그에게 자신의 공간을 찍도록 내어줬다. 그래서인지 그의 사진에서는 한 시대의 건축, 문학, 디자인, 미술, 패션 등의 문화 사조가 드러난다. 그의 시선을 통해 한 시대의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알라르의 사진들은 서울 회현동에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전시는 7월 30일까지.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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