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국민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의 대표작 ‘하늘의 융단’ 속 구절이다. 시인이자 정치인이었던 그는 정확히 100년 전 아일랜드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예이츠의 주된 시상(詩想)은 여인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첫 시집 <어쉰의 방랑기>로 이름을 알리던 1889년 아일랜드는 영국의 지배 아래 있었다. 아일랜드의 여성 독립운동가 모드 곤과의 운명적인 만남은 이때 시작됐다.
곤의 모습에 반한 예이츠는 그를 위해 무엇이든 바칠 마음이었다. 아일랜드 민족주의 운동 단체에 가입했다. 시풍도 기존 탐미적인 성향에서 민족주의를 고취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대부분의 시 내면엔 모드를 향한 간절한 속삭임이 있었다.
그의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다. 30년간 청혼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결국 그는 52세의 나이에 다른 여인과 가정을 꾸렸다. 1922년 아일랜드 독립 이후 상원의원이 됐고, 이듬해 노벨상을 받았다.
예이츠의 시는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뒤 만찬장에서 “나의 영광은 훌륭한 친구들을 가진 데 있었다”는 구절을 인용해 화제가 됐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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