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2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율이 100%를 돌파하며 초인플레이션 시대에 진입한 가운데 경제는 성장하지 않는 침체 국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2월 경제활동( Economic Activity)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0.2% 성장했다. 아르헨티나는 매달 경제활동 지수를 발표하는데 이는 국내총생산(GDP)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다.
아르헨티나는 2월 물가상승률이 102%로 3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경제 지표는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아르헨티나의 물가는 1991년 171%를 기록한 바 있다.
물가가 갑자기 치솟으면서 아르헨티나의 임금 인상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지출을 줄이면서 경제 활동이 멈췄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중요한 수출 동력인 농업마저 최악의 가뭄으로 충격받고 있다. 대두·옥수수 세계 5대 생산국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는 올해 가뭄으로 농업 수출이 190억달러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역대급 폭염으로 인한 가뭄으로 올해 아르헨티나의 대두 생산량이 1999~2000년도 이후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2700만t으로 예상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지난달 진행한 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올해 GDP 성장률이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꺼낼 정책 수단도 별로 없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3%P 인상해 81%에 달한다.
아르헨티나는 페소화 가치는 폭락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아르헨티나 암시장에서 페소화 환율이 달러당 438페소까지 치솟았다고 지난 20일 보도했다. 공식 환율인 달러당 218페소의 2배에 달한다. 실물경제 시장에서 페소의 가치가 더 추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끄는 아르헨티나의 정부는 오는 10월 22일 대선을 앞두고 주요 생필품 가격을 동결하고 2000페소짜리 최고액권 화폐를 새로 도입하는 등 물가를 억제하는 조치를 펴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소득 수준을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치솟는 물가와 경기 침체 탓에 전체 인구 4700만명의 43%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아르헨티나 도심에서는 임금인상과 정부 보조금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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