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오페라 축제인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내달 4일부터 관객들을 찾는다. 올해 14회째인 이 행사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및 자유소극장, 잠실 롯데콘서트홀과 대전 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신선섭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은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팬데믹 이후 되찾은 소중한 일상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어느때보다 열심히 준비했다"며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한 오페라, 어린이 오페라 등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달 19일부터는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4편의 전막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도니제티의 '로베르토 데브뢰',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등이다.
라 트리비아타는 1948년 국내에서 최초로 공연된 오페라로 한국 오페라 역사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다. 사교계의 여인 비올레타와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국내에서는 '동백꽃 여인'으로 알려져 있다.
도니제티의 로베트로 데브뢰는 국내 초연작으로 ‘안나 볼레나’, ‘마리아 스투아르다’에 이어 도니제티의 ‘여왕 3부작’ 중 마지막 시리즈다.
이 오페라는 전석을 무려 1만 8000원에 타임세일을 진행해 화제가 됐다. 통상 오페라 공연에서 가장 비싼 좌석인 R석은 20만원 선으로 최대 9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 셈이다.
이 공연을 기획한 라벨라오페라단의 이강호 단장은 "1800여 석이 3분 만에 동났다"며 "가격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를 한 번 경험하도록 하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모차르트의 역작 돈 조반니는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연으로 재탄생된다. 지루한 레치타티보 세코(간단한 반주와 대사로 극의 전개를 전달하는 부분)를 줄여 러닝타임을 3분의 1이상 줄였다. 돈 조반니를 선보이는 서울오페라앙상블 관계자는 "지루해할 만한 요소는 줄이고,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대사도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지은주 대전오페라단 예술감독은 "지역에도 좋은 오폐라단이 많지만 '사양'이라고 할 정도로 하향길을 걷고 있다"며 "앞으로 지원이 더 많아져 전국에 있는 사람이 오페라를 즐길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는 동화를 기반으로 한 두 편의 어린이 오페라도 준비했다. 어린이들에게 오페라라는 장르를 친숙하게 만들어 향후 오페라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전래동화 '혹부리 영감'을 재해석한 아트로의 창작오페라 '혹부리 할아버지의 노래주머니', 그림(Grimm) 형제의 동화를 재해석한 세이무어 바랍(Seymour Barab)의 번안작 '빨간 모자와 늑대'가 주말 오전, 낮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을 공연하는 오페라팩토리 관계자는 "케이팝 안무 등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추가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페라를 선보일 것"이라며 "어린이들이 일찍부터 오페라를 자연스럽게 접해야 나중에 명작 오페라에도 관심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오페라단이 다양한 작품과 실력을 뽐내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내달 4일 막을 올린다. 공연은 5월 4일부터 6월 25일까지.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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