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가 30% 뛰었다…중국 움직이자 들썩이는 종목

입력 2023-04-25 16:02   수정 2023-04-25 16:09

올해 들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영향으로 유럽 명품주 주가가 반등하면서 국내 ‘럭셔리 펀드’들의 수익률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속에서도 명품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리오프닝에 럭셔리펀드 훈풍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럭셔리S&P’ 상장지수펀드(ETF)는 연초 이후 전날까지 26.9%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12.8% 오른 점을 고려하면 시장수익률을 웃돌았다.

‘HANARO 글로벌럭셔리S&P’는 명품 테마 ETF다. 리치몬트그룹, LVMH, 에르메스, 메르세데스벤츠, 케링, 에스티로더 등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 주식들을 담고 있다.

명품을 테마로 한 공모형 펀드들도 최근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IBK자산운용의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과 ‘IBK퇴직연금럭셔리라이프스타일’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18.05%, 17.91%로 집계됐다. 이 펀드도 리치몬트그룹, LVMH 등 해외 명품 브랜드만 전문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명품주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브랜드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명품주 상승세를 타고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7.14%,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픽테프리미엄브랜드’는 14.98%,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는 12.52%였다. 이 펀드들은 LVMH, 에르메스 등의 명품주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에도 함께 투자하고 있다.

명품주 펀드들이 상승세를 달리는 데는 중국 리오프닝의 영향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들어 중국 내수 소비가 살아나면서 명품 수요가 폭발하자 명품주 주가에도 즉각 반영되고 있어서다.

LVMH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17% 늘어난 210억4000만 유로(약30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였던 매출 성장률 8%를 두 배 이상 웃돈 수치다. ‘깜짝 실적’에 힘입어 주가는 지난 24일 904.10유로까지 오르면서 유럽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5000억 달러를 넘겼다. LVMH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9.9% 올랐다.

경쟁사인 에르메스 역시 중국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매출이 크게 성장하면서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23% 늘어난 33억8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에르메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36.7% 뛰었다.

다른 명품주들도 올 들어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명품 시계가 주력인 리치몬트는 올 들어 주가가 19.2%, 명품 패션 브랜드인 케링은 20.9% 상승했다. 차량 업체인 페라리와 메르세데스벤츠 주가도 올 들어 각각 25.6%, 9.5% 상승했다.
○불황 국면·장기투자에 적합

명품주들이 경기 둔화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점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더라도 고소득층의 명품 소비 성향은 큰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주요 명품주 펀드들의 장기성과도 훌륭한 편이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의 3년 수익률은 83.15%, '삼성픽테프리미엄브랜드'는 68.6%였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심리 둔화 우려가 있지만 명품 소비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다"며 "오히려 중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주요 명품 사업자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했다.

명품주 투자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신규 펀드도 새로 생겨나고 있다. 이날 삼성자산운용은 유럽 명품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고 밝혔다. 이 ETF는 리치몬트 케링 LVMH 등 주요 유럽 명품 브랜드들을 담고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명품 산업은 강력한 회복탄력성과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ETF를 활용한 장기 투자에 적합한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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