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는 고객예치금 급감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으로 지정된 지 1년 만에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 전환됐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에코프로그룹은 작년 말 자산이 전년 대비 2조5800억원 증가한 6조9400억원을 기록, 다음달 1일부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다. 자산 순위로는 전체 62위다.
에코프로그룹 내 계열사들은 2차전지 활황으로 지난해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자 유상증자 등을 하면서 자산이 늘었다. 이로써 에코프로그룹은 다음달부터 공시 및 신고 의무,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받는다.
반면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품이 꺼지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 전환됐다. 1년 새 자산이 10조8000억원에서 7조4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자산 순위는 44위에서 61위로 17계단 미끄러졌다. 대기업집단 중에서는 교보생명보험(32위→53위) 다음으로 자산총액 순위가 대거 밀렸다. 고객예치금이 5조8112억원에서 2조8684억원으로 대폭 줄어든 여파다.
두나무는 지난해 가상자산업체로선 처음 대기업집단에 지정됐을 뿐 아니라 자산총액 10조원을 넘기며 공시대상기업집단을 건너뛰고 바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첫 번째 사례로 주목받았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다음달부터 상호·순환출자 및 채무보증 금지 등의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진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가상자산업체는 금융·보험사로 분류돼 있지 않아 고객예치금을 자산에서 제외해야 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고객예치금에 엄격한 건전성 규제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 등이 개선돼야 제외 여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일진 등 두 곳은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빠졌다. 이 밖에 엔터업계 최초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인수를 포기하면서 자산총액이 4조8100억원에 머물러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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