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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와 경쟁하고 있는 토종 브랜드 샤오펑의 브라이언 구 부회장이 25일(현지시간) “10년 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는 단 10개 기업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이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살아남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수출을 포함해 1년에 최소 300만대의 자동차를 팔아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해 테슬라의 판매 실적은 총 130만대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1050만대를 팔았다.
구 부회장은 중국 기반 전기차 회사들을 향해 “‘300만 클럽’에 들어가기 위해선 중국 시장에만 머물러선 안 되며, 글로벌 플레이어(player)가 돼야 한다”며 “내 시나리오가 들어맞는다고 가정할 때 앞으로 전기차 판매의 절반 이상은 중국 밖에서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국은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업계에선 1위 수출국인 일본을 따돌리는 시점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하이 공장 등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차량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출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중국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신에너지차(전기차와 충전식 하이브리드) 수출량은 120% 급증했다.
글로벌 ‘전기차 붐’과 더불어 경쟁도 격화하는 추세다. 구 부회장은 “올해 우리는 매우 경쟁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가격 인하 압력이 상당하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까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된 지경”이라며 “5~10년 후에는 몇몇 업체 중심의 과점적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에선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저가 모델을 생산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라고 FT는 전했다. 샤오펑 역시 지난해에는 12만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테슬라가 자사 제품 가격을 낮춘 뒤인 올해 1분기에는 매출이 50%가량 쪼그라들었다. 이에 지난 1월 샤오펑은 4개 모델 중 3개 가격을 많게는 13%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낮췄다.
중국 업체들엔 미?중 관계도 변수다. 두 나라 관계가 경색되면 수출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구 부회장은 “당장 미국 진출은 어렵다”며 “우리에겐 미국 시장을 연구하고,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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