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K배터리'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현대차는 SK온과의 합작 법인을 설립을 발표한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SK온과 함께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GWh(기가와트시), 전기차 약 30만대분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현대모비스가 배터리팩으로 제작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에 전량 공급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조인트벤처 설립을 공식화하고 투자 규모 등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양산 시기와 규모, 투자액 등 세부 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美에서 2026년부터 전 차종 보조금 혜택 예정"
현대차와 K배터리의 동맹은 IRA 대응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업체가 협력해 미국에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는 완성차 기업, 배터리 업체에 모두 '윈윈'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IRA 규정을 충족하는 배터리를 사용해 전기차 보조금을 받고, 배터리 업체는 생산 세액공제라는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IRA는 최종적으로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라 해도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하면 3750달러, 미국이나 FTA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40% 이상 사용하면 3750달러가 지급되도록 했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되는 GV70이 '북미산'이라는 조건은 충족했으나, 전기차에 탑재된 SK온 배터리가 중국산이어서 올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이후 현대차와 SK온의 합작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장착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요건에 부합하기 때문에 전기차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2026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자 전 차종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이 2025년 전기차 양산에 들어가는 데다, SK온과의 배터리 합작 공장 또한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이전에는 상업용 차량과 리스 차량을 확대해 보조금을 유지하는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서강현 현대차 IR 담당 부사장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시점에서 IRA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차종이 없지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상업용 차량과 리스 차량의 판매를 기존 5%에서 지난 3월 기준 35%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온과의 배터리 합작공장이 2025년 생산을 시작하는데, 35GW정도의 풀 캐파(최대 생산)로 다 돌아갈 정도로 차량 생산계획이 잡히진 않을 전망"이라면서 "본격 전 생산 차종이 IRA 혜택 받는 건 오는 2026년 예상된다. 그 이전 연도에도 차츰 혜택을 늘려가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차 외에 나머지 차종 판매도 늘고 있어,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전체 판매량이 줄어들 우려는 적다는 입장이다.
서 부사장은 "현대차 아이오닉6, 아이오닉5 등 주력 전기차는 인센티브 경쟁 노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판매가 줄지 않고 있다"면서 "전기차 이외에 제네시스 같은 고급 브랜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도 많은 포지션을 차지하기에 IRA 영향이 시장 우려만큼 크지는 않다"고 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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