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리큐르 시장의 세대교체도 원인이다. 최근 2030세대 젊은층 사이에서 위스키 열풍이 불며 4050세대를 주력 타깃으로 삼던 주류 브랜드들이 젊은층에게 소구력이 높은 아이돌을 모델로 내세운다는 분석이 나온다.
엑스레이티드는 이탈리아 주류회사 캄파리그룹이 생산하는 알코올 도수 17도의 리큐르다. 프랑스 샹파뉴 지역의 증류주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블러드오렌지, 망고, 패션프루트 등을 조합해 만든다.
글로벌 주류회사인 캄파리 그룹이 민니를 모델로 선택한 배경에는 아시아 젊은층 사이에서 늘고 있는 판매량이 자리잡았다. 케이팝 그룹 멤버를 모델로 기용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아시아 시장을 동시에 잡겠다는 포석이다. 김서희 캄파리그룹 마케팅디렉터는 “엑스레이티드는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류 브랜드 중 하나”라며 “이번 캠페인의 목표는 젊은 여성들이 자신감과 활기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진정한 정체성으로 당당하게 표현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글로벌 주류 브랜드들의 케이팝 가수 선점 경쟁은 치열하다. 비어케이가 수입·유통하는 중국 맥주 칭따오는 비알콜 음료 신제품 ‘칭따오 논알콜릭 레몬’을 출시하며 태연을 모델로 발탁했다. 태연 특유의 긍정적이고 상큼 발랄한 이미지가 신제품의 특성과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는 판단이 유효했다.
위스키 브랜드 시바스 리갈은 지난해 새 아시아 홍보대사로 블랙핑크 멤버 리사를 발탁했다. 지난 1월엔 서울 압구정로데오에 ‘시바스 리갈 길’이라는 이름의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이 팝업스토어의 2층에선 리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정판 제품 ‘시바스18 X 리사’를 전시했고, 메인 포토존도 리사를 앞세웠다. 리사를 활용해 기존의 낡은 이미지에서 ‘힙’한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다.
젊고 인기있는 케이팝 가수들이 위스키·리큐르 등 소위 ‘무거운 술’의 광고 모델을 차지한 건 소비층이 젊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위스키 ‘홈술’ 열풍에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급증했다. 26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위스키·리큐르 수입량은 8443t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2% 급증했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1분기 최고치다.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6684만달러(약 356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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